얼마 전 남자 친구가 도박으로 2천만원 돈을 날린 후..

도박 중독 > 도박 치료 > 단도박.. 이런 식으로 검색에 검색을 거듭하다..

이 사이트에 들어와서 많은 사례들을 읽게 되었고.

그리고 그 사례들을 통해 도박이란 것이 얼마나 중독성이 강한 것인지..

얼마나 끊기 힘든 것인지..

간접적으로나마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저 역시 회원 가입을 하여..

이곳에 글 한 줄 남겨보고 싶어 이렇게 키보드를 두드립니다.

 

몇 달 전이었습니다.

남자 친구 왈, 친구가 큰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알게 해줬다며..

제게 2천만원을 투자금으로 빌려 일을 해보고 싶다 했습니다.

저는 처음엔 완강히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남자 친구가 이 일을 못하면 정말 너무나 후회가 될 것 같다고..

정말 자신을 믿고 한 번만 도와 달라고 하여..

저는 고민을 거듭하다, 믿고 2천만원을 빌려주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일이란 것이 인터넷으로 하는 도박이었습니다.

하지만 남자 친구는,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자기 절제 잘해가면서..

하루에 30~40만원 목표 금액 설정해 놓고 하면,

짧은 시간 내에 큰 돈을 벌 수 있을 거라며 저를 설득시켰습니다.

저는 이미 확신에 찬 남자친구를 보며.. 2~3주를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보다..

결국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2천만원을 돌려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 보니.

2천만원은 이미 허공으로 날아간 상태였습니다.

저는 며칠을 앓아 누웠습니다.

돈을 잃어서 억울하다기보다..

그 돈을 모으기 위해..

제가 열심히 일했던 시간들,

아끼고 저축하며 부지런히 살았던 제 삶,

그 보상을 대변하는 2천만원이라는 돈을 그런 식으로 없애버렸다는 게..

너무나 분하고 원통해서 화병이 생기더군요.

 

그런 제게 남자 친구는 무릎 꿇고 미안하다 했고..

저는 소리쳤습니다.

왜 잘못은 당신이 하고 그 댓가는 내가 치러야 하느냐고..

남자 친구는 자신이 죽을 죄를 졌다며 책임지고 갚겠다 하더군요.

그런데..

자신이 마인드 컨트롤을 못하고 욕심을 부려 잘못된 거지,

자신이 계획대로만 그 사이트에서 도박을 하면..

큰 돈을 벌어 금방 갚을 수 있다고 하더군요.

 

저는 말했습니다.

거울로 당신 모습 좀 보라고.

하루 종일 컴퓨터로 카드 뒤집히는 거나 쳐다보면서..

그 귀한 시간, 인생을 낭비하고 있는 당신 모습 좀 보라고.

그게 사람이 사는 거냐고..

 

그리고 말했습니다.

사람이 일을 하는 이유는 크게 5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함으로써 한 인간으로서 살아있음을 느끼고,

둘째, 그 일에 대한 보상으로서 돈을 벌고,

셋째, 그 보상에 내가 쓸모 있고 능력있는 사람이라는 자존감을 느끼고,

넷째, 그 자존감을 가족, 친구들과 공유하고 행복해하고,

다섯째, 그 보상을 자신을 위해, 주변인을 위해 쓰기도 하고 저축하기도 하면서..

그렇게 삶을 그려나가는 거라고..

 

그런데..

당신이 말하는 그 카드 뒤집히는 거 보며 일확천금을 바라는 것밖엔 할 수 없는..

그 일이 가진 장점이 대체 뭐냐.

'잘만하면 일확천금'

그것 빼고 당신이 인간으로서 얻어갈 수 있는 행복이..

대체 뭐가 있느냐고..

저는 그렇게 소리치고 울분을 터뜨렸습니다.

 

남자친구는 말없이 듣고만 있다가.

자신이 너무나 어리석었던 것 같다고 하며 울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현재..

남자친구는 다시 일터로 돌아가 열심히 일을 하고 있고..

자기 자신이 자신을 믿을 수 있을 때까지..

자신의 급여를 모두 제가 관리해 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그 급여로 제게 진 빚을 모두 갚겠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지금,

남자친구가 번 돈은 제가 차곡차곡 저축해 가고 있고,

그 돈을 적당히 쪼개서 일부분은 제 2천만원 빚을 갚고,

나머지는 남자친구가 저축하는 돈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2천만원이란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사람이 살면서 치르는 인생 공부에 든 비용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 일로 참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도박의 '도'자도 모르던 제가..

간접적으로나마 도박이란 것이 사람을 얼마나 흔들리게 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사람을 얼마나 시험에 들게 할 수 있는지..

뼈져리게 알게 된 것 같습니다.

 

맘고생했던 지난 몇 달의 시간을 토로해 보고 싶어..

이렇게 글을 끄적여 봤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