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들의 게임 이야기 21화

무명 0 12

백성들의 게임 이야기 21화 



병준이가 탄 진에어는 아침 6시에 인천공항에 착륙했다.

별로 짐도 없었던 병준이는 나오자마자 집이 아닌 강남행 리무진을 탔다.

강남역에 도착하여 눈에 보이는 사우나에 가서 대충 씻고

잠을 청한 병준이는 신경이 날카로워서 겨우 2시간 자고 일어나

평소 잘 알고 지내던 거래처의 손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손목시계를 보니 막 10시를 지나고 있었다.

전화밸이 두 세번 울리더니 손사장이 바로 전화를 받는다.

병준이가 마음씨 착한 손사장을 배려하여 경쟁업체를 다 물리치고

일을 많이 주었기에 손사장은 병준이 덕분에 연 2억이상 수익을 낸다.

하여 명절때만 되면 잊지 않고 병준이네 집으로 선물상자를 보냈었다.


"박팀장님, 오늘 토요일인데 쉬시지 않고 어쩐 일로 전화를 주십니까?"

"손사장님, 제가 집안에 좀 큰 일이 하나 생겨서 그러는데

3천만원만 융통하여 주십시요.

약속은 절대로 어기지 않을테니 3일 후 돌려 드리겠습니다."

"네. 그렇게 하시죠. 급한건 아니니 한달안에만 주시면 됩니다."

"예, 고맙습니다. 꼭 일주일 안에는 돌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계좌를 보내 주고 나서 10분도 안 되어 손사장한테서 3천만이 입금되였다.

입금문자를 보고 나서 안도의 한숨을 쉬던 병준이의 눈에서는 순간 

살기가 번쩍이였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나서 병준이는 또 그 아주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주머님, 오늘은 판이 안 열립니까?

간만에 시간이 되여서 한번 놀고 싶어서요."

"동생, 잠깐 기다려 봐. 내가 곧 전화해 줄게."

잠시 후 아주머니에게서 연락이 왔고 

12시부터 게임이 열리니 어디로 오라고 했다.

병준이를 태우고 도착한 곳은 오늘은 노래방이 아니라 아파트였다.

방이 3개였고 테이블마다 손님들이 이빨 빠진듯이 듬성듬성 앉아 있었다.

병준이가 아주머니한테 오늘은 좀 크게 놀겠다며 3천만을 보여 주니

아줌마가 잠시 후 3천만 칩을 들고 나오더니 어느 방에 데리고 들어 갔다.


그 방에는 깔끔한 양복차림에 금테안경을 쓴 중년의 남자가 있었고 

하나 건너 뛰고 귀티가 팍팍 나는 아주머니가 한분 앉아 계셨다.

그리고 이마가 조금 벗겨진 노신사 한분이 더 계셨고

찐한 화장을 한 30대 초반의 여자도 한명 있었는데

병준이가 자리에 착석하자 딜러가 게임을 시작해도 되겠냐고 묻는다.

노신사님이 컷팅을 하셨고 게임이 시작되였다.

미니멈은 50만이고 맥시멈은 500만이다.

병준이는 오늘 어떻게 해서던 5천만원은 이기고 싶었다.

오늘 5천만원만 먹으면 바로 아웃해서 집으로 가고

출근하면 바로 은행대출 5천을 갚고 나머지는 부수입을 챙겨서 갚으려고 했다.


개인집에서 하다 보니 소리도 못 지르고 테이블도 못 내리친다.

하긴 노래방에서 할 때도 직원들이 항상 주의를 주긴 했었다.

게임이 진행되면서 병준이는 조심하며 천천히 했는데

금테안경 아저씨가 너무 잘 맞히는 것이 눈에 들어 왔다.

아마 다른 손님들의 눈에도 그렇게 보였을것이다.

그리고 그 손님은 배팅도 좀 빨리 했다.

배팅이 빠르고 잘 맞히다 보니 손님들이 점점 그 분을 따라 배팅하고

그 분의 반대로 가기는 매우 꺼려 했다.

병준이도 처음에는 긴가민가 했지만 그 어려운 그림에서도 너무 잘 맞히니

그 다음부터는 금테안경을 따라 배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첫 슈에는 무난히 800만원을 이겼다.


쉬는 타임에 아주머니가 타다 주는 커피를 한잔 마시면서

병준이는 그 금테안경이 정말 고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부터 이런 손님을 알았으면 같이 따라만 갔어도 

꽤나 이겼을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두번째 슈가 시작되고 그 손님이 또 연속 여러번 맞히자

이제 손님들은 그 분이 완전 바카라 신으로 보였다.

그리고 그 손님이 배팅하는걸 기다려서 배팅하고

금액도 그 손님을 따라 배팅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다 슈가 중간이 지나면서 병준이는 이상한걸 느끼게 되였다.

적중율은 엇비슷한데 칩이 계속 줄어 드는 것이다.

슈가 거의 막판에 와서야 그 이유를 알았는데

금테안경이 미니멈을 가면 맞고 배팅액을 올리면 죽는게 원인이였다.

원인을 알고 났을때는 이미 본전에서 300만이 빠져나갔을 때였다.

그래서 저 손님은 찬스배팅에 약하구나 하고 생각하며 그 슈를 끝냈다.


세번째 슈가 시작되니 그 손님은 안 보이고 

병준이 또래의 자켓 입은 남자가 그 자리에 앉았다.

디퍼런스가 낮아서 시스템배팅은 할수가 없었고

가끔 50만 100만 200만 이렇게 3깡뱃은 했다.

아니면 50만 150만 350만 이렇게 3단계 시스템 배팅도 하고.

세번째 슈는 크게 이기거나 진 손님은 별루 없었는데

찐한 화장을 한 30대 여자만 좀 이겼다.

하여 병준이는 다음 슈에는 그 여자손님을 따라서 배팅하려고 했다.

어제 마카오서 너무 크게 지다보니 자신감도 떨어 졌고

수면이 부족하여 자신의 컨디션도 안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네번째 슈가 시작되고 손님들이 미니멈으로 시작을 했는데

30대 아주머니는 100만원씩 너무 잘 맞히는 것이다.

그래서 병준이는 이제부터 시작하자 하고 좀 전처럼

3단계 시스템도 하고 3깡도 하면서 하는데

하필이면 그때부터 그 아주머니가 적중율이 떨어진다.

괜히 자기 때문에 그 아주머니까지 지게 한것 같아 미안한 마음도 들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마음 착한 선비처럼 지낼 그런 상황이 아니였다.

그래서 처음으로 병준이는 그 아주머니를 상대로 인간매를 시작했다.

바카라 판데기의 흐름이란 가끔 하늘을 떠도는 구름 같을 때가 있는지

느닷없이 그 아주머니가 또 신들린듯이 가는데로 맞힌다.

결국 네번째 슈가 끝나자 병준이는 칩이 천만원 남게 되였고

갑자기 엄습하는 불안감에 몸이 으스스 움츠러드는 느낌을 받았다.


다섯번째 슈가 시작되였을 때 보통 정상적인 사고를 하면

50만이던 100만이던 차분히 기회를 보면서 배팅을 하여

조금씩 올리는게 정답이였지만 

이미 병준이는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가 없었다.

찬스를 노려서 크게 배팅하여 빨리 복구하려고 생각한 병준이는

기회다 싶으면 500만원씩 배팅을 하였고 

결국 슈 중반까지 진행되는 동안 먹죽죽 먹죽죽하면서 오링되고 말았다.

위로금 300만원을 받은것도 단 한방에 날렸고

소개해준 아주머니가 50만원을 쥐어 주면서 등을 떠밀다 싶이 하여

나온 병준이는 지난번 그 집으로 가서 시원하게 연애 한번 못하고 집으로 갔다.


집에 도착해서 대충 짐 정리를 마치고 거실에서 쉬다가

도무지 분해서 참을 길이 없는 병준이는 밖으로 나갔다.

담배를 두가치 피고 마트에서 소주에 캔참치를 좀 구입하여

집으로 돌아 온 병준이는 주방에서 참치에 술을 마시기 시작하였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 못 되였는지 또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깊은 고민에 빠진 병준이는 이런 생각 저런생각을 하며 술잔을 비우기 시작했다.


그날따라 자꾸 눈까풀이 뛰고 원인 모를 불안감이 생기던 병준이의 부인은

아무래도 일이 손에 잘 잡히지 않아

믿을만 한 직원에게 마무리를 부탁하고 집으로 돌아 왔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남편의 신발이 보였고 자신이 귀국일을 잘 못 들은 줄 알았다.

보통 거실에서 티비를 보던 남편이 보이지 않아 침실을 봐도 안 보이고 조용하여

밖에 뭐 사러 나갔나 하고 생각하며 주방에 들어 갔더니

남편이 불도 안 켠채 주방 식탁에 머리를 박고 자는게 보였다.

보통 소주 한병 마시기도 힘들어 하던 남편의 머리맡에는 빈 소주병이 4개나 있었고

손가락사이에는 피다 만 담배꽁초가 끼여 있었다.

집안에서는 단 한번도 담배를 피지 않던 남편이였다.


병준이의 부인은 남편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걸 직감하게 되였고

그래도 그런 남편이 불쌍하게 보여 힘들게 남편을 부축하여 침대에 눕혔다.

옷을 벗기고 이불을 덮어 주고 나서 무슨 일인지 궁금하여 

휴대폰이라도 뒤져 보고 싶었지만 

아무리 부부사이라도 서로간의 프라이버시는 지켜주고 싶었다.

혼자 편하게 자라 하고 부인은 대학 간 딸아이의 방에서 잠을 잤다.

아침 6시가 되자 타는듯한 갈증에 잠이 깬 병준이는 냉수를 벌컥벌컥 들이켰고

빠개질듯한 머리를 흔들며 밖에 나가 담배를 한대 피고 집에 들어 왔다.

방안에 들어서니 부인이 거실 소파에서 기다리고 있으면서

풀어 놓은 꿀물을 마시라고 하며 이야기를 하자고 했다.


"여보, 이번에 출장 간게 뭐가 잘 못 되였어요?"

"어, 그런건 아니고....."

"당신 뭔가 심각한 문제가 생긴것 같으니

20여년을 살을 맞대고 함께 살아 온 저한테 이야기 해 보세요.

제가 아무리 당신보다 배운건 짧아도 같이 방법을 한번 찾아 볼께요."

병준이도 이제 이렇게 된 이상 더 이상 감추는건 무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동안 강랜과 강남 그리고 이번 마카오에서 게임한걸 이야기하고

현재까지의 채무상황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병준이의 부인이 생각하기에는

결혼해서 살다보면 남자들한테 생기는 문제는 크게 세가지다.

돈문제, 직장문제, 여자문제.

그래도 세가지 문제중에서 제일 걱정이 덜 되는 돈문제라는데 대해

병준이의 부인은 약간 안도하게 되였고 한번 봐주기로 했다.


"내일 제가 적금을 하나 깨서 3천만 드릴테니 거래처에서 빌린 돈부터 갚으세요.

그리고 식당은 장사도 잘 되고 계속 운영하면 돈이 계속 생기니 그대로 놔두고

지금 살고 있는 이 32평 아파트를 내 놓고 24평으로 옮겨요.

빚 지는것을 호랑이처럼 두려워 하라고 했으니 빚은 지지 말고 살야죠."

"여보, 미안하오. 내가 한순간의 실수로 당신 볼 면목이 참 없구려"

"돈은 또 열심히 벌면 되니 당신 기 죽지 마시고 이제 도박은 그만 하세요."

"내 알았소. 이제 당신 속 안 썩이고 잘 살아 보겠소."

그날 오후 둘은 상암월드컵경기장의 하늘공원도 함께 걷고

저녁에는 식사 후 오랜만에 극장에서 영화도 한편 보며 일상으로 돌아 왔다.


그리고 다음날 부인한테서 받은 돈 3천만을 병준이는 거래처에 돌려줬고

20여일이 지난 후 병준이네 부부는 32평 아파트에서 24평으로 이사했다.

그러면서 부인은 열심히 식당일을 했고 병준이도 회사일에 열중했다.

그러던 어느 한가한 날 오후 병준이는 갑자기 인천 친구가 알려준

도박인들의 커뮤니티 싸이트가  떠올랐고 인터넷 검색을 했다.

바로 강원랜드 친구들의 모임인 사이트다. 

이 사이트는 강건너 친구들의 그런 사이트는 아니였다.

회원가입을 하고나서 제일 보고 싶은게 노하우란이였지만 기다려야만 했다.

그리고 이틀이 지나자 사이트의 모든 글을 읽을 수가 있었다.


사이트를 알게되고 나서 병준이에게는 또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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