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글이며 기억의 한계로 인해 부분적으로 각색하였습니다.

 

1999년 10월 과천경마장

 

'여전히 선두는 박윤규의' 질주'! 1마신 차로 윤기정의 '사이라노베이'와 박태종의' 캡틴왜키'가 선두를 노립니다! 남은거리 100미터!  '캡틴왜키'가 바깥쪽에서 '사이라노베이'를 제칩니다~ 남은거리 50미터! 질주의 선두 버티기!! 10번 3번 4번 결승선 통과합니다~

 

장내 아나운서의 멘트가 끝나고 여기저기 탄성이 들린다.

"아 씨발 박윤규 이새끼 간다고 그랬잖아" "난 10번놓고 3번뺴고 다 샀는데.박태종 개새끼"

"질주는 이번에 무조건 승부였다니까"

경주가 끝나고 마쟁이들이 저마다 한마디씩 던진다. 

아마 저들중에 이번경주를 적중한 사람은 없는거 같다.

 

난 한손에 마권을 꼭 쥐고 심장의 쿵쾅거림을 진정시키고 있었다.

10번-3번 순으로 들어온 경주인데.. 난 3번을 축마로 10번과 4번에 복식 마권을 샀다.

난생 처음 가본 경마장.. 처음 해본 베팅.. 틀린건지 맞은건지도 모른다..근데 심장이 뛰고있다.

 

회사 선배의 책상서랍에서 우연히 발견한 경마책..6경주 3번 대가리..10번 빨간 별표가 생각났다.

그렇게 선배를 따라온 경마장...도착하자마자 6경주에 선배 책에 써져 있는데로 1만원씩 베팅을 한것이다. 배당도 어떻게 보는지 모른다..그런데 심장은 계속 뛰고있다.

 

마감시간이 다되어 마권을 사러간 선배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선배가 와야 물어볼텐데.. 왜 안오는거지..'

선배가 오기를 기다릴 수 없고 또 너무 궁금해서 난 근처 노신사에게 내 마권을 보여주며 물었다.

 

"저기 이거 맞은건가요??

나를 한번 휙 쳐다보더니 고개를 빼꼼이 내밀고 내 마권을 보는 노신사..그러더니 배당판으로 눈길을 돌린다..그러더니 내마권을 손으로 잡는다..

"가만있자..10번 3번이 들어왔는데..." 라며 말끝을 흐리는 노신사..

 

난 직감적으로 알았다.. 맞았구나..

"아 네~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하고 달아나듯이 창구로 달려갔다.

적중한 사람들로 붐빌줄 알앗던 창구는 의외로 한산했다. 숨을 들이키고 조용히 마권을 내밀었다.

 

직원이 컴퓨터에 마권을 집어넣고 돈통으로 손이간다..

"여기42만6천원입니다~"

너무놀랐지만 태연한 척 돈을 받아들고 밖으로 나갔다. 담배 한모금을 입에 물었다.

 

내 한달월급이 92만원..그런데 난 오늘  40만원을 땃다..배당은 아마 42.6배였으리라..

 

내 심장은 그렇게 쿵쾅거리고 있었고 다시는 돌아올지 못할 곳으로 난 향하고 있었다..